5세, 6세 아이 교육학 그리고 양육
24개월부터 시작된 자아 형성이 다섯살이 넘어가면서 거의 완성된다. 그래서 이때 아이들은 여자 아이로서 혹은 남자아이로서 안정된 자아상을 가지고 있다. 아이들은 자아상을 더욱 굳건히 하기 위해 누가 봐도 성별을 알 수 있는 놀이를 좋아한다. 남자아이들은 자동차나 로봇 공룡 장난감을 고르고, 블루 계열을 좋아한다. 여자아이들은 공주에 사로잡혀서 드레스를 사달라고 조르기도 하고 분홍색 옷만 입으려고 한다. 공주 놀이를 많이 하기도 한다.
감정을 조절할 수 있게 된다.
5, 6세가 되면 아이들의 머리는 무척 좋아진다. 그래서 자신이 원하는 바가 이뤄지지 않아도 화내거나 떼쓰는 대신에 말로 양육자를 설득하려고 한다. 감정을 이성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기게 된 것이다. 이전 시기와 비교하자면 2세는 감정 조절이 안 돼서 화를 내고, 3, 4세는 감정 조절이 됐다가 안 됐다가 하여 금방 좋아졌다 싫어졌다 변덕을 부리는 일이 많다. 그러다가 5~6세가 되면 감정 조절이 가능해진다.
이때부터 학습을 제대로 할 수 있는 시기이기도 하다. 그전에도 학습은 가능하지만 변화가 심하고 사고 능력이 마무리되지 않았기 때문에 효과가 작고 더 어린 나이 아이들은 한글, 숫자를 가르칠 때 지적하면 금방 풀이 죽게 된다. 단순히 틀린 것을 이야기하는 것인데 자신에 대해서 문제 제기하는 것처럼 생각하게 된다. 아이가 어릴 때는 잘못하면 자신감마저 떨어지게 할 수 있기 때문에 학습적인 측면으로 다가가지 않는 것이 좋다.
아이들은 역할 놀이를 좋아한다. 아이들이 본인이 여자인지 남자인지 깨닫게 되는 이 시기에는 놀이를 통해서 여성성 혹은 남성성을 실습한다. 3, 4세에 동성 부모에게서 경쟁의식을 느끼다가 이후에는 닮기로 마음먹으면서부터 놀이를 통해서 여성으로서, 남성으로서 자기 모습을 만들어 가기 위해 노력하는 시기이다. 여자아이 중에서는 공주 같은 드레스를 너무 좋아해서 추울 때도 반소매 형태의 드레스를 입고 나가려는 아이들도 있다. 그럴 때는 말리기 보다는 다른 방법을 써서 (예를 들면 긴팔 위에 반소매 드레스를 입히는) 자아 실현을 해 주는 것이 좋다. 남아들은 온종일 전쟁놀이, 칼싸움, 총싸움하면서 노는데, 힘이라는 것이 최대 관심사이기에 싸움을 놀이를 통해 하면서 힘을 과시하고 놀이에서 지게 되면 큰일 난 것처럼 울기도 한다.
원하는 것을 그 시기에 흠뻑 하게 해 주는 게 최고의 유아교육법
이 시기 부모들은 아이가 한 놀이에 빠져 있다며 걱정하기도 하는데 오히려 아이가 원하는 대로 실컷 하게 두면, 원 없이 놀고 나서는 스스로 다른 관심사를 찾아 나서기도 한다. '아이들은 마음껏 해 본 뒤에 자기 스스로 끝맺는다' 이것이 바로 발달의 기본 원칙이다. 아이들은 본인 행동에 대해 재미있는 반응이 나오지 않으면 그 행동을 그만한다. 이 시기에 제대로 충분하게 놀이하지 않은 아이들은 올바른 남성성 그리고 여성성을 실습할 기회가 없어서 자신감을 잃게 되기도 한다.
친구들과 노는 것이 가장 좋은 교육법이다. 이전에는 엄마와 아빠, 주 양육자와 일대일 관계를 맺었던 아이들은 엄마-아빠-자신 이렇게 삼각으로 관계를 맺게 된다. 이 관계가 안정화되면 여기에 친구를 넣어 사각 관계를 만들 수 있게 된다. 자신에 대한 안정적인 자아상을 갖게 된 아이들이 다른 아이와 관계를 맺고 싶은 단계에 이르게 된다. 본인의 자아상이 불안정하여 자신감이 결여된 아이들은 친구들과의 관계를 맺는 데 있어 어려움을 느끼기도 한다. 이럴 때 교육 기관에 보내게 될 경우 문제가 나타날 수도 있게 된다. 친구에게 지나치게 매달리기도 하고 혹은 친구에게 관심이 없어서 혼자 노는 걸 좋아하기도 하는데 극단적인 행동은 문제가 되기도 한다. 물론 아이들이 친구들과 싸우지 않고 잘 놀기만 하는 것은 당연히 아니다. 상대방의 입장을 생각하는 능력이 아직은 부족하기 때문에 다시는 안 볼 것처럼 심하게 싸우기도 하지만 이 감정이 오랫동안 지속되는 것이 아니라 다음날 바로 해소되어 잘 놀기도 한다. 친구들과 신나게 노는 게 이 시기의 제일 큰 즐거움이기 때문에 감정을 덜어내고 갑자기 잘 지내기도 하는 것이다.
5, 6세 아이들은 엄마와 아빠와 놀기보다는 친구들과 노는 것을 좋아하기도 한다. 그리고 이성보다는 동성 친구와 더 잘 노는 것이 정상적인 행동이다. 너무 동성 친구들과 놀면 사회적으로 나중에 어려움이 있지 않을까 하는 부모도 있지만 자연스럽게 해결될 부분이다. 이 시기에 본인 성에 맞는 자아상을 키워 놓으면 본인의 남성성 그리고 여성성을 잘 활용할 줄 아는 아이로 커나가게 된다. 오히려 남자아이가 여자아이들과 더 잘 놀거나, 여자아이가 남자아이들과 더 잘 노는 경우가 부자연스러운 일일 것이다.
자존감을 끌어올려 주는 교육법에 대해서 알아본다. 5, 6세 아이들은 무의식적으로 자기 자신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나는 괜찮은 사람인지, 나는 멋진 남자인지, 나는 착한 아이인지. 어른들이 보기에 별것도 아닌데 자랑하거나 잘난 척을 하는 게 그런 이유이다. 이럴 때는 무조건 인정하고 잘한다고 해주어야 한다. 이 시기에 머리가 좋아진 아이들을 위해 간단한 보드게임을 같이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하지만 게임을 하면 반드시 이겨야 하는 아이 때문에 곤란해지기도 한다. 자신의 자아상을 끊임없이 점검해야 하는 아이에게 있어서 이긴다는 것의 의미는 나는 좋은 사람이라는 의미이다. 그렇기에 지게 된다면 나는 별로인 사람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기에 아이의 마음을 헤아려 일부러라도 져 주는 게 좋은 방향이기도 하다. 부모가 굳이 너는 그렇게 항상 잘난 아이는 아니야 라고 알려주지 않아도 교육 기관에서 생활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알게 되는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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