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학

세계 교육과 교육의 미래

stepwise 2023. 5. 28.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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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교육이 변하는 이유

이전에는 대학을 졸업하게 되면 대학에 따라 취직이 결정되고 직장은 평생 다니는 개념이었으며, 대학의 수준이 삶의 질을 어느 정도 결정하는 사회 구조였다. 하지만 1980년대~1990년대를 거치면서 이러한 사회적 구조와 법칙이 점차 흔들리기 시작했다. 공교육 시스템에서 교육을 받은 고학력의 젊은이들이 사회에서 적응 혹은 성공하지 못하게 되자 많은 나라들은 교육이 변화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게 되고 여러 방안을 논의했다. 1997년 OECD는 데세코 프로젝트를 발표하게 된다. 데세코 프로젝트는 미래 사회에서 개인이 반드시 갖춰야 하는 3대 역량의 범주를 정의하고 있다. 3대 역량은 바로 '도구의 지적 활용', '사회적 상호작용', '자율적 행동'이 그것이다.

데세코(DeSeCo) 3대 역량


도구의 지적 활용 역량이 있다. 여기서 짚고 있는 '도구'란 디자인 언어 능력, 수학적 의사소통 능력, 정보 소통 능력, 분석 능력 등을 총체적으로 의미하고 있다. 상호작용을 통해 이러한 능력을 얼마나 활용할 수 있는가가 미래 인재들의 핵심역량이 될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사회적 상호작용의 역량이 있다. 다양한 문화와 가치관 속에서 서로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상호작용과 소통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미래 인재에게 필요한 핵심역량이라는 것이다. 자율적 행동 역량이 있다. 국가라는 경계가 희박해지고 세계가 생활의 무대가 된 시대에서 자신의 길을 자율적으로 계획하고 개척해나가는 능력이 미래 인재의 핵심역량이라는 것이다. 이 세 가지를 OECD에서는 21세기 핵심역량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2015년 EBS 다큐프라임에서 6부로 제작된 '시험'이라는 흥미로운 프로그램이 있었다. 2015년도 수능 만점자부터 9등급까지 성적이 다른 19세 학생들을 모아서 데세코 프로젝트에서 제시한 방식과 기준으로 평가를 했다. 물론 참가자의 개인 정보는 공개되지 않은 채 실험이 진행됐고 평가는 데세코 프로젝트 중 도구 활용 능력에 대한 내용으로 진행했다. 수능이 지식의 암기 정도를 평가하는 방식이라면 이 프로그램에서는 지식의 활용 부분을 중심으로 평가를 진행한 것이다. 실험 결과는 어땠을까? 놀랍게도 평가 결과는 수능 성적과 무관했다. 이러한 결과는 현재 우리의 교육 제도가 한계에 도달했다는 것을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다.

제4차 산업혁명 시대 진입을 준비하는 세계 교육계는 현 교육의 한계점을 깨닫고 대안을 찾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 데세코 프로젝트 역시 그 노력의 한 예이다. 

 



표준화 시험의 모태인 IQ 테스트를 처음 만든 프랑스 심리학자 비네는 자신의 논문에서 IQ 테스트는 아무것도 아니며 이를 통해 사람을 평가하거나 단체로 이 세트스트를 시행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비네의 바람과 달리 IQ 테스트는 미국으로 전해져 활용됐고 미국의 수능인 SAT로 발전했으며 현재 대한민국 입시제도의 모태가 되었다. 수학 능력 평가를 우리나라에 도입한 박도순 고려대 명예 교수도 현재의 수학능력평가에 대해 '이는 학생이 가져야 할 18가지 영역 중에서 고작 한두 영역에 대해 평가할 수 있을 뿐이므로 이것으로 학생의 전체를 평가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시험제도는 그 사회가 추구하는 교육철학의 집약체로 볼 수 있다. 시험 제도를 들여다보면 그 나라의 교육철학을 한 번에 알 수 있다. 나치 시절 독일의 시험은 이념을 전달하기 위한 도구로 사용되었다. 후에 독일은 시험을 학생 개개인이 자유롭게 자신의 의견을 전달하는 도구로 바꾸었다. 이런 이유에서 독일의 시험 자격인 아비투어는 구술시험과 논술시험으로 진행되게 된다. 또한 200년의 역사를 가진 프랑스의 논술형 대입 자격시험인 바칼로레아, 그중에서도 철학 시험은 바로 현시대가 프랑스 사회에 던지는 고민과 질문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지난 2015년 6월에 치러진 바칼로레아 철학 시험은 '정치는 진실에 대한 요구를 회피하는가', '과거의 나는 지금의 나를 만들었는가?'라고 붇고 있다. 대한민국의 수능 시험은 형태가 많이 발전했지만 선진국에 비하면 10년 이상 뒤처져 있다. 공교육은 말할 것도 없으며 사교육의 시험제도는 더욱 문제가 많다.

역류효과란 무엇인가? 평가는 교육내용이 잘 전달되었는지 확인하기 위하여 실시되는 것이다. 하지만 평가 자체가 목적이 되어 평가를 위해 교육내용까지 변질되는 현상을 부정적 역류효과라고 한다. 교육의 목적이 진리 탐구여야 하는데, 시험을 잘 보기 위한 교육이 되었다는 것이다. 반대로 긍정적 역류효과는 피교육자가 교육의 본질을 파악했을 때 격려해 주고 교육의 목적이 본질에서 벗어났을 때는 건설적 조언과 비판을 해줌으로써 점차 학문의 본질에 가까워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을 말한다. 선진국들은 이미 이십 년 가까이 미래형 교육과정을 정착시키기 위해 노력해 왔다. OECD에서도 학생 평가 방식을 교과 지식을 기반으로 하는 현재 학업능력 평가제에서 학생 개인의 생애 역량 평가 방식으로 바꾸기로 결의했다. 바로 OECD 국제학업성취도평가에서 2015년부터 교육평가의 기준을 생애 역량 평가로 바꾼 것이다. 한국교육개발원 원장도 우리나라는 교육 변화 속도가 느리고 교육이 정치적 이해 관계의 영향을 받고 있기 때문에 교육 후진국으로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미국의 STEAM 교육, 유네스코의 ESD, 미국의 미래 교육 제도 안에 있는 2020 프로젝트 등, 세계 교육의 방향과 평가 기준은 급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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