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학

긍정 심리학, 샐리그만, 그리고 유아 교육

stepwise 2023. 5. 27.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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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심리학의 새로운 변화, 긍정 심리학

20세기 심리학은 근대사회의 인간이 가진 이성적 믿음을 완전히 뒤엎는 지그문트 프로이드의 영향을 받아 불안, 우울, 스트레스 등 마음의 부정적인 면에 몰입하는 경향이 있었다. 심리적인 질병을 치유하는 데 1차적인 목적을 두고, 문제점을 찾고 해결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었던 것이다. 21세기에 들어와서 심리학에는 새로운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마틴 샐리그만 박사를 필두로 하는 현대 심리학은 새로운 시각으로 인간의 심리에 접근하고 있다. 긍정 심리학이라고도 불리는 이 심리학은 마음의 밝은 면을 규명해서 인간 행복의 실체를 찾는 것에 목표를 두고 있다. 

 



지금까지 심리학이 외부에서 발병의 원인을 찾아 문제점을 해결하려고 했다면 긍정심리학에서는 인간의 내면을 그대로 들여다보려고 하고 있다. 문제의 원인과 해결에 집중하기보다는 스스로의 노력과 의지를 통해서 행복 지수를 높이는 데에 관심을 두고 있다. 긍정적인 생각을 하도록 훈련하고, 매사를 즐겁게 생각하면 사고의 색깔이 밝은 쪽으로 변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마틴 샐리그만 박사는 행복은 누가 가르쳐 주거나 훈련시키는 게 아니고 스스로 발견하고 창조하는 자기화의 과정이라고 말하고 있다. 또한 행복의 3대 조건으로 즐거움, 몰입, 삶의 의미를 꼽고 있다. 이 중에 첫 번째 행복의 조건인 단순한 즐거움보다는 세 번째 조건인 의미 있는 삶이 행복 지수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 있다. 자신이 사회에 공헌하는 의미 있는 삶을 살고 있다는 사회 공헌감이 인간에게 가장 큰 행복을 준다는 것이다.

마틴 샐리그만 박사는 이와 관련된 여러 가지 실험을 했는데 그중 하나가 무기력에 대한 실험이었다. 전기가 흐르고 있는 방에 개를 가두고, 전기를 흐르게 한 다음 개는 전기 자극을 피하기 위해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탈출을 시도하게 되지만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면 이내 포기하게 된다. 이후에는 전기 충격을 피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주어도 이 개는 아무 시도를 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미 학습을 통해 자신의 무기력함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학습된 무기력은 사람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 반복된 실패의 경험 때문에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상황인데도 쉽게 포기하게 되고 이로 인해 좌절과 실패를 지속적으로 경험하게 된다면 학습된 무기력 상태에 빠질 수 있는 것이다. 이와 반대의 경우에도 같은 원리가 적용된다. 무기력이 학습되는 것처럼 낙관적인 상황도 학습이 가능하다. 마태효과와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개인의 사고방식과 성격은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훈련을 통해 언제든지 변화, 발전할 수 있으며 이러한 노력으로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다는 것이 긍정 심리학의 핵심이다. 실제로 24개의 긍정적 성품에 대한 연구 발표가 있었고 눈여겨볼 것은 이런 요인들이 학습 성과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것이다. 

교육에 있어서 가장 좋은 시기가 있을까?

2000년에 계량경제학의 모델 구축으로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시카고 대학의 제임스  헤크만이라는 교수가 있었다. 수많은 교육학자들이 유아교육의 중요성을 그동안 강조했지만 정부 정책을 결정하는 정치인들을 설득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2007년 제임스 헤크만 교수는 유아기 때의 과감한 교육 투자와 보살핌이 가장 경제적이고 바람직한 투자임을 증명했고 현재 거의 모든 나라에서 유아교육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게 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계량경제학자인 제임스 헤크만 교수가 유아교육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인간의 지적 능력이 생물학적인 유전자에 의해 결정된다는 한 학자의 저서를 본 이후였다고 한다. 이를 검증하기 시작한 그는 오히려 유아교육이 생물학적인 유전자보다 지적 능력에 더 많은 영향을 끼치는 것을 발견했다. 대한민국 누리교육과정도 헤크만 교수의 이론을 배경으로 탄생했다. 유아 시절 교육 성과의 격차가 초등학교를 넘어 중학교, 고등학교 심지어는 성인이 된 이후까지 이어진다는 연구 결과도 많다.

미국 유아교육 분야의 최고 전문가 중 한 명인 캘리포니아대학 드보라 로이반델 교수가 주도한 미국 국립보건원 아동보건 인간개발연구소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좋은 유아교육을 받은 아이들이 15세가 되었을 때 훨씬 높은 인지 능력과 학업성취도 결과를 가져온다고 한다. 더불어 좋은 유아교육은 청소년기의 과잉행동, 불복종, 비행 등 외현화 행동문제까지도 줄이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탠포드 대학의 리얼든 션 교수는 '유치원 입학 당시의 학습 준비도 테스트 결과가 대학 입시 점수와 일치할 확률이 매우 높으며 그 점수가 일치하지 않는 아이는 10% 미만이다'라고 발표했다. 유치원에 들어갈 때 테스트 점수가 80점인 아이는 대학교 입학 점수가 80점일 가능성이 90% 이상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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